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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일해서 버는 매장, 만능이 되어야만 한다청년사업가의 조각들 2022. 12. 27. 17:57
"오만가지를 다 해야하는 거구나"
가게 오픈을 준비할 때부터 이 사실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게를 알아보고 결정하는 건 물론이고 초기자금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인테리어를 주변의 손을 빌려 최소한으로 하고 기기 구입, 내부 디자인, 메뉴 선정 및 시제품 테스트 등등 해도해도 끝이 없더라고요.
오픈을 하고 일이 익숙해지면 괜찮겠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초보인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수익이 나는 기본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계속해서 집중해야 하는데 매일 매일 루틴으로 돌아가는 일을 하는데만도 에너지의 8-90프로를 써버리니 수익구조로 가기 위해 애쓸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해서 겨우 현상유지를 하게되는 시간이 길어졌어요.내 매장을 운영해보고 나서야, 내가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일했던 매장에서 나는 오로지 매장 관리와 노동만 하면 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직원관리도 하고, 머신 관리도 하고, 발주도 넣고, 냉장고 청소도 하고, 마감 청소도 하고 그랬기에 '내가 매장일 다 한다. 사장님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노동은 누구에게나 조금만 교육하면 위임이 가능한 일인 거지요. 이 매장이 굴러가려면 한 수 앞의 새로운 계획을 위해 사장은 고민을 하는 거였어요. 노동은 빈자리가 생기면 공고를 내서 뽑으면 되는 거였고요.
작은 매장에서 내가 만든 디저트를 사람들에게 판매해야지, 라고 생각해서 오픈을 한 매장은 정말 내가 만든 디저트를 사람들에게 판매하게 돌아갔어요. '내가 만든 디저트'를 이루기 위해서 디저트 메뉴를 연구하고 고민해야 했고, 사람들에게 판매해야 했기에 영업 판매도 해야했고, 드시고 간 접시와 매장을 청소하기 위해 매장 관리를 해야 했고, 더 많은 손님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홍보 채널을 이용해 소통해야 했고, 재고 관리도 해야 했고 그 와중에 신메뉴 테스트를 해야 했고 원가 계산에 가격을 매겨야 했고, 신메뉴를 홍보하기 위해 포스터를 만들고 붙여야 했고, 판매를 위해 포장을 고민하고 주문해야 했고, 온라인 판매를 위해서 스토어도 만들어야 했고,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사진도 찍어야 했고, 더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보정도 해야 했고, 사진으로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야 했고 배너를 만들어야 했고, 다음 명절이나 시즌을 대비해서 메뉴를 또 고민해야 했고 그 와중에 고장난 머신을 직접 고쳐야 했고 물이 새는 수전을 직접 교체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늘 언제나 해야하는 일들이라는 것에 현타가 왔었습니다. 이렇게 자잘하게 바쁜 와중이라고 수익 구조를 고민하지 못하니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을 거고 그렇게 절망스럽게 느껴지는 하루들을 지나면서 저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 기업, 투자, 돈... 평생을 살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본 적이 없는 이 분야를 절실함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왜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등 사업에 관련된 것에서부터 인생 전반에 관련된 것까지 말입니다.
여전히 공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도 만나고 독서모임도 나가면서 사고의 전환기를 겪고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그래도 이 상황을 경험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읽었던 보도 섀퍼의 책 <멘탈의 연금술> 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고통이 아니면
우리는 성장하기 힘들다무모하지만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오픈을 했고 그리고 이런 상황을 내 몸으로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나는 인생에서 한번도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을 고민하게 되었고 공부하지 못했던 것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인연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었지요. 저는 학생이 아닌 나이지만 내가 새롭게 배우고 성장하고 있구나,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기 전에 저는 그저 '실패'라는 단어에 너무나도 꽂혀있었지만 공부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집중할 것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내 노동과 돈을 맞바꾸는 일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일을 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SNS를 통해서 다른 자영업자 분들의 피드를 보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들 각자의 상황을 잘 넘어가기를 바래봅니다. 물론, 저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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