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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 곱씹어봐야할 대사들나를 위한 공부/셀프마인드 스터디 2024. 9. 4. 00:12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 <매트릭스>를 다시 보았을 때 새롭게 다가오는 대사들이 있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당신이 노예란 사실'이라는 대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냥 앞날을 걱정하는 학생 때였고 '노예'라는 단어가 주는 반감과 강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난다. 어느 사람을 통해서 매트릭스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 영화를 접했을 때도 이 영화가 주는 전체적인 주제에 압도 되면서도 더 나아가는 생각을 갖지는 않았다. 미성숙, 어림, 생각의 한계... 이런 정도가 아니라 그냥 그런 시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대체 나는 뭐지'를 알아보고 싶은 시기를 보내면서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새로운 대사에 꽂혔다.
우릴 움직이는 건 질문이지
그래 내가 움직인 건 '질문' 때문이었지. 이런 공감이 들었던 것 같다. 질문. 현실을 살면서 불현듯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었다. 의문들이 있었고 지금 내가 가진 생각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 질문에 이끌려 들어간 세상은 평소와 같은듯 전혀 다른 세상이다. 다른 현상을 만들고 다른 여타 역학관계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즐겁기도 괴롭기도 행복하기도 좌절스럽기도 하다. 그러니 질문에 대한 답이 달콤할 것이라는 환상은 버리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영화에서 한 인물이 진실의 세상을 등지고 환상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한 것도 아주 이해할 수 있었다. 방법은 어리석었지만. 적어도 그가 받았을 실망감이 무엇이었을지 공감이 갔다는 거다.
매트릭스 안에서 네오가 치르는 전쟁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그 전쟁을 보고 있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해답을 찾고 해피앤딩이길 기대하는 이 원더랜드에서의 습성 때문인가 싶다.
하지만 질문이 떠오른 사람은, 결국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것만이 고구마 백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한 현실을 풀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다른 방법 아는 사람은 좀 알려주면 좋겠다. 이 질문이 들기 시작하면 어떤 행동으로 옮겨가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가는 수밖에.
영화<트루먼쇼>가 생각이 난다. 트루먼이 이상한 세트장 같은 삶에 의문을 갖게 되었을 때는 이미 그 끝이 정해져 있는 것이었겠지. 트루먼이 세트장을 나가면서 트루먼쇼 영화는 끝이 나지만 진짜 트루먼의 인생은 새로 시작되는 것이 당연하다.
나를 살고 있는 나는 네오와 트루먼을 보듯이 내 인생을 멀찍이 보는 것에 한계가 있다. 살아내고 있는 동안 객관화된 눈으로 보는 것이 아무래도... 영화를 보듯이 보는 것보다는 시차를 둘 수 밖에. 결국 지나고 나서 돌아봐야 어떤 흐름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질문을 곱씹으며 내면의 답으로 한발짝씩을 충실히 내딛고 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질문은 나를 어떤 새로운 시작으로 데려다 놓은 것인지, 몇걸음을 걸어가 봐야 뒤돌아 보고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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