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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순간 충고적 대화형태를 취하는 이유가 뭘까
    일상생각 기록 2025. 1. 28. 00:51


    독서모임을 하면 유독 한명에게는 충고섞인 이야기를 답답한 듯 쏟아내게 된다. 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 가르치고 교화하기 위한, 마치 엘리트주의적 마인드를 갖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그 순간 알아차린다.

    그때마다 내가 느끼는 그의 반응은 굳이 이야기하자면 수용적인 반응은 아니다. 당신이 뭔데 그런 얘기를 하나, 감동도 없고 공감되지도 않고,  이런 생각이 얼굴에 비치는 느낌이다.

    그래서 매번 아차 싶은데,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는 이렇게 반응하게 된다는걸 인식했다. 꼭 그 사람에게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캐릭터가 날 그렇게 반복적으로 자극하게 되는 것이고 다른 관계에서도 그렇게 발작 버튼이 작동해서 아차 싶은 말을 쏟아내는 순간들이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더욱.

    그리고 그런 엘리트주의적 마인드로 각성되는 순간들에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했던 못난 고민을 이 사람이 징징하면서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면 못난 나를 혼내듯 그런 말을 쏟아내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니까 굳이 한번 더 말하자면 그 사람이 아니라 못난 나한테 하듯 말이다.





    그런 순간을 인식할 때마다 아차싶다. 이 사람과 멀어져야할까, 두려운 기분이 든다. 괜히 말했다는 후회와 그래도 잘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섞인 마음이 한번에 올라온다.

    왜 자꾸 이런 순간을 인식하는 것일까. 내가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알려주려는듯 이런 상황들을 맞닥드린다.

    말해놓고 후회스러운데 이미 감정섞인 고르지 못한 말은 상대방에게 건너가버린 후다. 주워담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최선은 말을 안하는 것인데 이게 왜 안될까. 이런 일이 반복되어 관계가 틀어지고 나서야 말하기 전에 한번 생각하고 반응할 수 있게 될까. 그 전에는 멈출 수 없는 걸까.

    어떻게 보면 제일 안타까운건 나 자신이다. 그렇게 수용하기도 싫고 느끼기도 싫은 자책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셀프학대를 하고 있는데 그 점이 관계 내에서도 스스로에게 불편감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징징하는 순간에 수용하는 법을 모르겠다. 나약해서는 안된다, 힘들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힘들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수용받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순간에 나든 남이든 어떻게 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마도 각성을 하고 있는 날의 나의 반응은 상대의 상황에 동조하며 공감하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 아니면 더 심하다며 동조한다. 그것도 딱히 유쾌하진 않다. 끄집어내고 싶지 않은 상항을 꺼내어 나를 비판하는 건 뒤가 찝찝하다. 이런 류의 대화는 어떻게 풀었어도 끝이 별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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